앨범 커버 디자인은 사실 음악을 하는 친구가 옆에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기도 하고, 아직은 여러모로 배울점이 많은 상태라 가리온이나 메타와 렉스 등 다수의 앨범 커버를 제작해왔던 Stance의 우석이형 한테도 앨범 디자인에 관한 것들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작년 11월, 팔로알토 형의 Veteran 2 공연 (힙합의 베테랑, Paloalto의 'VETERAN 2' Concert) 티져 작업을 하고 있을 차에 하이라이트 레코즈 측에서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와서 '이보의 앨범 커버 사진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하였다.




아직 마스터링 안된 음원인 'What Women Want' 의 믹스다운 파일을 메일로 받아서 먼저 들을 수 있었고, 이후 일주일 동안은 그냥 무한반복으로 계속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렇게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가 이보형 집 근처 커피숍에서 앨범의 계획과 컨셉, 그리고 아티스트가 생각했던 커버 이미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첫 미팅 전날 급히 만들었던 여러가지 타이포들을 가지고 와서 보여드렸을 때에 이보형이 크게 만족하는 눈치였고, 실제 사진을 이용해서 몸매 좋은 여자가 쇼핑백을 들고 있는 사진으로 하는 것이 원래 컨셉이었으나 사실 조금은 진부한 표현 방법이었던것 같기도 해서 어떤 텍스쳐로 배경을 깔고 그 위에 깔끔한 타이포그래피로 완성하는 방향으로 조율하였다.








그래서 급히 인터넷에서 화이트초콜릿 이미지를 구글링해다가 배경에 깔아보았고 여기에 여자 실루엣을 넣을 것이냐 말것이냐 고민하다가 결국 빼기로... ㅋㅋㅋ 사실 텍스쳐를 깔기로 한 건 종전에 보았던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전시회의 영향이 컸다.








컨셉이 정해진 이후에는 실제로 각종 달달한 사탕과 젤리, 마시멜로우를 사다가 사진을 찍었다. 용산역 위니비니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사탕을 취급하고 있었다. 초콜릿이나 다양한 색깔의 캔디가 눈에 들어왔지만, 어떤 텍스쳐를 만들기에는 마시멜로우가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마시멜로우 한봉지와 하트모양 빨간 사탕을 샀다. 집에 와서 미니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고 포토샵으로 편집해서 그 위에 타이포를 깔았다. 타이포 폰트는 Neue(OT1)인듯.. ㅋㅋ 포토샵으로는 밝기와 콘트래스트 조절을 하고 비네팅 효과를 주었다.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하얀 띠를 두른 시안이 채택되었고 이 배치를 여러 방향으로 나누어 봤지만 반투명하게 띠를 두르고 타이포를 중앙에 배치하는 것으로 결정. 발매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여러 음원사이트에 내가 만든 커버아트가 올라가 있는 것이 뿌듯하기만 했던 작업이었다 ㅋㅋ



Soul Fish와 Evo의 디지털 싱글, 'What Women Want'! 여러분도 어서 들어보시길! ㅋㅋ






음반시장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LP에서 CD로, CD에서 MP3, MP3에서 스트리밍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음반 디자인 또한 그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 주류 음반 수익이 음원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음반사들은 오히려 CD 패키지의 소장성을 강화해서 기존 쥬얼 케이스의 규격 사이즈에서 다른 크기의 패키지와 특별한 소재, 다양한 부속품을 음반에 포함시켜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메바컬쳐의 아트 디렉팅을 총괄하고 있는 디자이너, 김대홍_KOMBA이 디자인 잡지 지콜론_g COLON과 함께 음반 디자인의 작업과정과 실제 사례를 통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찾아왔다. 2013년 1월 10일, 공간 1984에서 열린 지콜론북 세미나, 'MUSIC-graphic'



MUSIC-graphic 세미나의 포스터!


오늘의 주인공, 디자이너 김대홍.


적절한 드립이 섞여있는 재밌는 강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기존의 작업물과, 참고가 될 만한 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보여주며


Rostarr의 작업!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1984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었다!


다른 회사와 함께 했던 외부 작업물도 볼 수 있었고


삼성과 함께 했던 작업의 영상물도!


뭐..... 우리가 알다시피 그렇게(?) 생긴 다이나믹 듀오와 함께 일하다가....


빅뱅의 탑을 쉐퍼드 페어리 스타일로 작업하게 되었는데, 눈코입이 뚜렷해서 남자인데도 좋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겁게 세미나를 듣고 있는 청중분!


이제 오늘의 메인인 앨범 커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주로 아메바컬쳐에서 나온 여러가지 음반 사례들을 통해 그 숨어있는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이나믹 듀오의 방송무대 아트디렉팅도 겸하면서,


마지막으로는 Simon D의 앨범 전체 제작과정을!


실제 앨범에 사용된 이미지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모든 강의가 끝난 후에는 럭키드로우 시간이!


지콜론북의 '디스크커버리', Simon D와 Primary의 앨범을 받을 수 있었다!


디스크.커버리에 담긴 김대홍 디자이너의 페이지에 직접 사인을 받기도 하고,


CD 당첨자 분들도 앨범 커버에 직접 사인을 받기도~


김대홍 디자이너, 1984 전용훈 대표, 그리고 지콜론의 미녀 에디터 두 분!


지콜론에서 선물로 받은 디스크커버리와 김대홍님께서 주신 CD!


'MUSIC-graphic'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이 되었다.


먼저 기존 김대홍 디자이너의 작업물과 본인에게 영감을 주었던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면서, 음반을 넘어서 다양하게 본인의 작품이 쓰였던 예를 통해 음반 디자인이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본 후 오늘의 주가 되는 내용인 '음반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이나믹 듀오_Dynamic Duo의 소속사인 '아메바컬쳐_Amoeba Culture'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다양한 음반이 어떤 컨셉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잘된 예와 잘하지 못했던 예를 동시에 살펴보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뮤지션과의 교감과 피드백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후에 음반 디자인의 영역을 뛰어 넘어 아트디렉터로 작업하면서 쇼 프로그램이나 콘서트의 무대 배경과 장치, 공연자의 코스튬에까지 깊게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이는 다이나믹 듀오의 '거기서 거기' 무대 영상을 함께 보면서 기존에 가졌던 앨범의 아트 컨셉이 어떻게 무대에 녹아들어있나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예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작업하면서 뮤지션과의 소통이 가장 많이 들어간 앨범이기도하고, 본인이 가장 만족스러워 했던 작품인 Simon D의 'SNL League Begins'의 작업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존의 Simon D_쌈디의 예명은 미국 코믹스 '데몰리션 맨_Demolition Man'의 사이먼 피닉스_Simon Pheonix에서 따왔는데, 이런 다크 히어로의 기본에서 앨범 자켓의 디자인을 시작하였다고. 1차 리서치 과정에서 미국 스톤스로우_Stone Throw의 여러 뮤지션들과 outkast, MF. Doom 등 외국 뮤지션들의 커버를 참고하고, 다양한 실제 미국 만화 잡지를 구매해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지 고민하였다고 한다. 쌈디와 함께 실제 장면을 위해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다가 결과적으로 원화를 직접 본인이 그리고, 거기에 맞는 대사는 친하게 지내던 흑인 친구한테 부탁했는데.... 욕이 반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하여간 이런 것도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기도..



모든 세미나가 끝난 후 질문과 답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내가 막 이것저것 질문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앨범 커버를 만드는 데 그 앨범에 담긴 음악 자체에서 가져오는 영감이 많은지, 아니면 그러한 영감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디지털 싱글이나 EP, LP와 같은 앨범 자체의 규모가 커버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것 하나하나에 대해 김대홍 디자이너는 정말 자세하고 솔직한 답변을 이어나갔다 :-)



왜이렇게 사람들이 질문을 안하나 했더니, 이거 끝나고 추첨 행사가 있더라고............. 입장 전에 나눠준 티켓을 추첨해서 오늘 자리를 빛내준 청중들에게 지콜론에서 나온 그래픽 북 '디스크커버리_Disc.covery'와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눴던 앨범, Simon D의 'SNL League Begins', 그리고 Primary의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를 나눠주었다. 근데 난 추첨안하고 받았지렁ㅋㅋㅋㅋㅋㅋㅋㅋ



최근 나도 앨범 디자인에 참여하게 되면서 너무나도 궁금한 점이 많았었는데, 평소부터 리스펙트 해왔던 디자이너 분을 직접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12월에 발매된 '디스크커버리'를 시작으로 지콜론은 매달 셋 째주에 세미나 형식으로 이러한 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다음 주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위로의 디자인', 그리고 젊은 크리에이터의 생각과 일상을 담은 '크리에이터 시리즈'가 계속되어 발매된다고 하니 꼭 지콜론의 홈페이지트위터를 체크하시길!!



음반디자인의 A부터 Z까지 모두를 알아 볼 수 있었던 즐거운 지콜론북 세미나, 아메바컬쳐의 김대홍 디자이너와 함께 한 'MUSIC-graphic'!



* 촬영을 허락해주신 용훈이형, 김대홍 디자이너, 지콜론북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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